1년 총 난방비 100만원도 안 되는 집
전원주택 난방비를 절감하기 위한 노력은 다양하다. 벽난로, 화목보일러, 구들에 태양열까지. 이 모든 것을 뒤로 하고 오직 집 자체의 단열 성능에만 집중한 스틸하우스를 찾았다.
곤지암 시내에서 차로 20분 들어가니, 산세 그윽한 풍경이 펼쳐진다. 11년 전, 이곳에 터를 마련하고 늘 전원생활을 꿈꿔왔던 김봉수 씨. 그는 한 달 전, 오랜 소망을 이루고 새 집 정리에 여념이 없었다.
“곤지암 시내에서도 2층 주택에 살았어요. 30년이 거의 다 된 집이라 많이 낡았었죠. 아내는 아파트로 이사하길 원했는데, 한참 설득해 결국 마당 있는 새집을 짓게 되었어요.”
남편 봉수 씨는 이 땅에 무릎 높이도 안 되는 작은 반송을 심어 7년 넘게 가꿔왔고, 고구마 등 작물도 심으며 흙과 친해졌다. 새소리밖에 나지 않는 고즈넉함이 좋았고, 자주 만나는 다람쥐와 눈인사하는 것에도 익숙해졌다. 집짓기를 결심하고는 고개를 젓는 아내에게 ‘정말 멋진 집을 지어 행복하게 해주겠다’며 설득하기 시작했다. 쾌활한 성격에 손님맞이를 즐기는 아내를 위해 이국적인 외관의 집에 넉넉한 마당도 제안했다. 무엇보다 춥고 불편했던 주택의 기억을 씻어낼, 따뜻하고 견고한 집이 아내의 마음을 움직였다.
“우연히 한 회사의 주택 모델을 보게 되었는데, 이미 같은 집이 몇 곳에 지어졌더군요. 기성화된 집은 건축비를 명확하게 예상할 수 있고, 공사도 체계화되어 좋을 거라 생각했어요. 그래서 50평대 모델을 저희 부부 요구에 맞춰 40평 규모로 바꾸고 바로 시공에 들어갔지요.”
“처음엔 스틸하우스에 대해 잘 몰랐는데, 짓는 과정도 직접 보고 이렇게 들어와서 살아 보니 정말 따뜻하고 견고한 집이란 걸 알았어요. 집 안에 있으면 바깥 인기척도 거의 느낄 수 없고 소리도 안 들려서 대문이 아니라 현관 바로 앞에 초인종을 따로 둘 정도니까요”
HOUSE PLAN
대지위치 : 경기도 여주시 / 대지면적 : 911㎡(276평) / 건물규모 : 지상 2층
건축면적 : 1층 - 83.88㎡(25.4평), 2층 - 42.66㎡(12.9평), 포치 - 23.7㎡(7.2평), 창고 - 30.0㎡(9평) / 연면적 : 180.24㎡(54.5평)
건폐율 : 15.10%(40% 이하) / 용적률 : 19.78%(100% 이하) / 최고높이 : 7.6m
공법 : 기초 - 철근콘크리트 줄기초, 지상 - 스틸하우스 / 구조재 : 벽 - 스틸스터드 140SL10 @610, 지붕 - 스틸스터드 90, 140SL10 @610
지붕마감재 : 스페니쉬 기와(테릴점토기와) / 단열재 : 그라스울 159㎜(다등급, R19) + 비드법단열재 2종3호 100㎜(네오폴) / 외벽마감재 : STO 외단열시스템 / 창호재 : LG하우시스 이중창 D230 / 총건축비 : 2억5천만원(창고 포함)
설계 : 에스에프건축사사무소
시공 : 에스에프시스템㈜ 1800-7677, www.goldhomes.co.kr
집은 스틸스터드를 골조로 하고 스페니쉬 기와와 스터코 마감으로 지어졌다. 집을 설계한 에스 에프시스템 원완연 건축가는 “스틸하우스는 내진에 강한 건축구법이며, 시공면이 정확하기 때문에 내부 인테리어 품질이 높다”며 “무엇보다 열교에 따른 결로 우려로 외단열이 기본 시공되어야 하는 특징이 있어 타 공법보다 단열성능이 좋다”고 강조했다.
실제 이 주택은 스터드 내부에 R19 그라스울을 시공하고 바깥 면에 비드법단열재 2종 탄소보강 EPS인 네오폴 100㎜를 추가 단열 시공했다. 이로써 총 벽두께는 270㎜에 달한다. 지붕과 벽체가 만나는 열교 부위는 다른 재료를 적용해 열전도율을 낮추는 디테일도 적용되었다.
“단열이 잘 되는 집은 벽난로나 화목보일러, 태양열 등을 설치할 필요가 없습니다. 난방을 위해 필요 이상의 비용을 지불하지 않도록 벽체의 단열성능을 대략 0.14W/㎡K의 값으로 구현했고, 이는 난방 연료비가 1년에 100만원 미만으로 나오는 수치입니다.”
INTERIOR
내벽마감재 : LG하우시스 실크벽지 / 바닥재 : LG하우시스 강마루
욕실 및 주방 타일 : 대림바스 아르코브라운 / 수전 등 욕실기기 : 대림바스 아르코브라운
주방 가구 : 하이그로시, 인조석 상판(광일기업) / 계단재 : 집성원목 위 도장
조명 : LED 조명 / 아트월 : 동화디자인월 / 방문 : 재현 하늘창 ABS 도어
현관문 : 알루미늄 단열도어 / 붙박이장 : 하이그로시(광일기업) / 데크재 : 시멘트우드 데크(쉐라)
원완연 건축가의 말처럼 실제 지난 한 달(3월 기준, 보일러 온도 25℃ 설정) 기준 소요한 기름보일러 비용은 5만원이 채 안 된다. 이곳이 주변 지역보다 평균 2~3℃ 기온이 낮은 점을 감안하면 놀라운 성과다.
패시브하우스는 연간 냉난방 에너지 사용량이 1㎡당 1.5ℓ에 준하는 집이다. 이 기준을 맞추기 위해서는 많은 초기비용이 들고, 건축주 입장에서 지켜야 할 생활 수칙들도 있다. 현실적으로 어려운 패시브하우스보다는 비용 대비 합리적인 선택이 더 나을 수도 있다는 뜻이다. 그런 점에서 이 주택은 가장 효율적인 단열 시스템을 적용한 모델로 보여진다.
전면에 포치를 넓게 낸 점도 이 집의 또다른 포인트다. 포치는 어쩌면 왜소해 보일 수 있는 2층 집을 훨씬 볼륨감 있게 만들고 생활 동선을 짧게 해 실용성을 높인다. 부부는 실제 실내에 있는 시간만큼 포치 안에서 보내는 시간도 길다.
“여기 서서 바라보는 주변 풍광이 너무 좋아요. 새소리를 들으며 여전히 다람쥐도 만나고요.”
따뜻하고 견고한 가족의 집. 그렇게 지어진 스틸하우스는 더할 나위 없다.